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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의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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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석굴 (금정면 궁성산)

옛날, 금정면 궁성산에 한 스님이 수도를 하기 위해 상좌 한 명을 데리고 왔습니다.
이 궁성산은 농바위, 문바위 등 우람한 바위들이 산능선을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아름다운 산이었습니다. 스님은 궁성산에 있는 법흥사 뒤쪽 농바위에 부적하였습니다. 본래 이 스님은 봉천사라는 절에 속해 있는 분이었는데, 조용한 곳을 찾아 수도를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이 곳을 찾아든 것이었습니다. "경치도 좋고, 마침 천연적인 암자도 있으니 이 곳에서 지내도록 하자." 스님은 상좌에게 말씀하시더니 석굴 주변을 말끔히 청소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후 석굴 속에 들어 앉아 본격적인 수도에 들어갔습니다.

"스님, 가지고 온 식량이 다 떨어졌는데 어쩌지요?"
"산 속에 우리 둘이 먹을 식량이 충분히 있을 것이다."
스님은 상좌를 데리고 산 속을 돌아다니며 산 열매를 따고 나무뿌리, 솔잎 등을 따서 식량으로 대신하기 시작했습니다. 며칠 동안은 이런 열매와 뿌리로 배고픔을 달랠 수 있었지만 전혀 곡기를 섭취하지 못하니 몸을 지탱하기가 매우 어려웠습니다. 그러면서도 스님은 아랑곳 없이 수도에 열중하였습니다.
"스님, 배가 고파 죽겠어요."
상좌는 힘없이 울먹이며 말했습니다."
"걱정하지 말아라. 부처님께서 은덕을 베풀어 우리들을 굶어 죽게 내버려 두시지는 않을 것이니라."
스님은 의연하게 굶주림을 참아가며 수도에 전념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스님이 석굴 속 석벽을 향해 정좌하고 앉아 수도하던 중, 석벽 밑에 있는 두 구멍에서 쌀과 물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두 사람이 먹을 정도의 쌀이 쏟아져나오자 스님은 상좌에게 말했습니다.
"부처님께서 우리를 버리시지 않으신 모양이다. 이걸로 밥을 해 먹자."
"참 신기한 일이네요. 스님."
두 사람은 오랜 만에 쌀밥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물도 충분했습니다. 그러니까 두 구멍 속에서 한 쪽에서는 쌀이, 또 한 쪽에서는 물이 나오기 시작한 것이었습니다. 그때부터 하루에 세 번씩 끼니 때가 되면 어김없이 두 사람 분의 식량이 쏟아져 나오자 수도하는 데 어려움이 전혀 없었습니다.
"상좌야, 부처님의 은공이니 더욱 열심히 수도를 하자꾸나."
"예."
두 사람은 이 곳에서 오랫동안 기거하며 수도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후 이 스님과 상좌가 죽고, 수 많은 세월이 흐른 뒤에도 다른 스님과 상좌가 계속해서 이 곳에서 수도를 해왔습니다. 수백 년 후 이 곳에서 수도하는 스님의 친구분이 이 곳을 찾아와 함께 수도하기를 청했습니다.
"미안하네만, 이 곳에서 수도하게 해 주구려."
"그럼 그렇게 하세. 식량이 여의치 못해 미안하네만 세 사람이 나누어 먹도록 하세."
이렇게 해서 이 석굴에 세 사람이 기거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두 사람분의 쌀로 세 사람이 먹으려니 양이 차지 않았습니다. 한참 배불리 먹어대는 상좌로서는 무척 참기가 어려웠습니다. '좋은 수가 있어.' 어느 날 상좌는 밥을 하다말고 부지깽이를 들고 석벽의 쌀구멍 앞으로 다가갔습니다. 그리고는 쌀구멍을 크게 내면 쌀이 많이 쏟아지리라고 생각하고 구멍을 쑤셔댔습니다.
'옳지, 구멍이 커졌군. 이제 쌀이 많이 쏟아지겠지.' 이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쌀구멍에서 쌀이 쏟아지는게 아니라 쌀뜨물만 쏟아져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당황한 상좌는 더욱 힘을 주어 부지깽이로 쌀뜨물이 나오는 구멍을 마구 쑤셔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이제는 그 구멍이 막혀버리고 잠시 나오던 쌀뜨물마저도 멈춰버리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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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신일자
2019년 12월 09일